고기를 아예 안먹는건 아니라서 폴로베지테리언에 대해 설명하기 난감할때가 있다.
어째서 그게 채식인거냐라거나 종종 이해받지 못하는 질문들을 받곤하는데.
8년째 유지중이라서 그냥 치킨테리언이라고 내 식습관에 대해 설명하곤 한다. 그러면 이해받기도 쉽고 설명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여튼 8년 전부터 그 맛있는 삼겹살과 갈비찜 곱창 대창 순대 등등 맛있는 빨간 육고기들을 안먹기 시작했다.
레드 밋의 범주에 있는 소,돼지,양 등등 쉽게 말해서 발이 네개 달린 동물은 안먹기 시작한거다.
초기에는 간혹가다가 순대를 집어 먹거나 성분 확인 안하고 라면을 먹는다거나 종종 그랬었는데.
다이어트를 했어야만 했던 상황이 왔을땐 철저하게 치킨테리언의 식습관을 유지했었다.
그땐 철저하게 탄수화물도 거의 안먹고, 문자 그대로 치킨+베지터블=닭고기+야채 만 먹었다.
효과가 좋아서 살빼기엔 최적의 식단이였고 입맛에도 잘맞아서 남들은 질려하는 닭가슴살 샐러드는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이다.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식으로 약 2년 정도 생활한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입맛에 잘맞는다.

근데 여러 내외적인 이유들로 식습관에 간혹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데, 특히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입맛을 잃는 것이다. 치킨을 먹음으로서 단백질을 얻는데, 그 치킨이 질릴때가 분명 오니까 내 혀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한번 꽂히면 같은 음식을 질릴때까지 먹는 편이다. 특히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범주도 일반식 하는 사람보다 적을 뿐더러 내 요리 실력까지 종합하면 먹을 수 있는 것들의 한계에 부딪힐 때가 확실히 온다.

그래서 치킨테리언이 되고부터 가끔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가 온다. 나는 해산물도 정말 좋아하고 오리고기도 좋아하지만 현재 형편상이나 외국에 있으니 마음껏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에서 채식하기 힘들만큼 고기는 어디에나 있고 사람들 인식도 아직은 이해받기 힘들지만, 영양과다인 세상에서 특히 건강에 관심 많은 한국 사람들이기에 채식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점점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확실히 우리나라는 음식이 다양하고 그 조리법도 다양해서 채식주의자들이 고통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양하기에 선택 하는 범위가 넓어서 잘 찾아 먹을 수 있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8년 전에는 한국에서 밥 먹고 살기 좀 눈치 보였는데, 이제는 잘 알아서 잘 찾아먹으니 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저렴하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기도 한 것이다. (물론 비건들은 살기 힘들것이다 여전히.. 김치나 야채 반찬에 액젓이나 새우젓 등등 젓깔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걸 난 주로 외국에 있으니.. 저렴한 해산물들과 훈제 오리는 여전히 비싸고.. 내 입맛은 치킨+참치캔+달걀+두부의 반복이다. 그러니 내 혀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특히 요새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드니 자주 입맛이 없어지곤한다. 그렇다고 굶거나 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요새 살이 찔만큼 뭔가를 잘 먹는데, 그게 요리라기 보단 군것질 거리들이고, 막상 끼니를 때워야 할때면 도통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다.
제일 싼 닭다리만 주구장창 끓여먹고 구워먹고 삶아먹고 튀겨먹고 하다보니 정말 질려서 다른게 먹고 싶다. 탄수화물도 주머니 사정상 먹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몸이 무거워지고 있는 걸 느낀다. 늘 배가 차 있는 느낌.

궁금하다. 다른 채식주의자들은 어떨지.
그들도 나처럼 혀 매너리즘에 빠질까?
내가 비건보다 선택 범위가 넓어서 물론 좋은면이 있을텐데,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공식품류를 거의 안먹는 까닭에 요리를 스스로 늘 해먹어야 한다.(난 요리왕 비룡이 아니여서 슬퍼해야 하는건가...)

질린다 아주 질려. 뭘 해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고 먹는 즐거움이 부쩍 사라진 요새이다.
입맛 매너리즘에 걸렸는데도 살은 찌니 참......신박한 매너리즘이다. 매너리즘인데 독창적이고 아이러니가 있다니...
아 내 입맛... 오늘은 뭐먹지? 내일은 뭐먹지??
내 혀가 행복해짐을 느낀게 언제인가 !

작년 8월 이후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버스타고 2존까지 간것이다.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는 레드 스패로랑 블랙팬서 티켓을 받고선 아담한 영화관에 앉았다.
하도 유튜브로 영상보는게 일상이라 그런지...
엄청 큰 스크린은 아니여도 작지만 스마트폰보다 훨씬 큰스크린에서 사람도 없어서 엄청나게 편하게 봤는데도 뭔가 어색하고 시큰둥한 느낌이였다. 영화관 자체가.
왜 그런지 도통 모르겠..
이전에 본 영화가 작년 8월이였는데, 인도에서 힌디 영화 Toilet을 엄청 큰 스크린에서 봐서 그런가..?
피부가 극사실주의처럼 느껴질정도로 큰 상영관이긴 했음. (벌써 인도가 그리워진 것인가....?)

아무튼 제니퍼 로렌스 느님이 나오는 영화이니 열심히 보았다.
역시 나의 영어 실력에 속으로 눈물이 났지만 꾸역꾸역 봤음..
신기한건 제니퍼 로렌스가 러시아인 역활이여서 그런지 발음마저 외국인(러시아인을 모델로 삼았겠지..)이 영어하는 연기까지 섞여있었다. 그녀는 대체....
꼭 뭐랄까. 서울토박이가 부산사람 역활 하려고 사투리배워서 연기하는 느낌이랑 비슷 하달까

그녀의 다른나라 발음 섞인 영어 발음과 같이 나온 삼촌 역 배우의 영어 발음도 그렇고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영화 내용도 기존의 첩보물과는 다른 느낌. 여자가 주인공이라서 그런가. 영화 '루시'가 생각이 났고, 역시 제니 퍼 로렌스든 스칼렛 요한슨이든 단독 주연은 껌일 만큼 극을 이끌어가는 힘과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

아무튼 뭐랄까..
스스로를 구원하는 느낌이였다.
영어 리스닝의 한계 때문에 100프로 알아 듣지도 이해도 못했지만, 작전 수행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그에 따른 복수도 하고 마지막에 엄마와 식탁에서 웃으며 밥 먹는 씬이 참 기억에 남는다.

기승전 엄마와 행복하기 위한 발걸음이였고 미국도 본인 정부에도 순순히 따라서 작전을 수행 하기보단.
그저 행복해 지고 싶은 사람의, 본인의 인생을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구원하는 영화로 느껴졌다.
그리고 제니퍼 로렌스의 관능미와 매력은 덤이였지.

제목이 '레드 스패로' 보단 '제니퍼 로렌스' 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그녀의, 그녀에 의한, 그녀를 위한 영화였다.
정말 작품들이 다양해서 그 매력찾기에 재미 잃을 여력이 없는 그녀는 대체...
18금이라 잔인한 장면 좀 나오고 섹슈얼 적인 부분도 나오는데, 자기를 성폭행 하려던 남자동기를 엿먹이려고 옷 다벗고 유혹하는데 결국 서지 않는 그에게 'shame' 하는데 남자동기 자존심 상해서 'bitch'라고 말하며 가는 장면은 진짜 평이 안나올 정도 였다.
너무 적나라하고, 또 뭔가 슬픈 느낌도 들었다.

불사신마냥 UFC 우승자도 때려 눕힐만한 힘과 기술을 키우는 장면 대신 성적인 기술을 배우는 씬들이 있는게 기존에 첩보물들과 좀 다른 느낌인듯 하지만,
한편으론 여자는 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듯한 진부함도 느껴졌달까.

아무튼 행복해지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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