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바람의 언덕'
리뷰를 할 예정입니다.
※스포 결말 줄거리 주의※
간단한 줄거리
엄마 영분은 전 남편을 돌봤는데, 그가 생을 달리하면서 고향으로 내려 갑니다. 거기에서 오래 전에 헤어진 딸 한희가 자기를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처음에는 외면합니다. 그렇지만 이내 생각이 바뀐 엄마 영분은 딸 한희를 찾아갑니다. 딸 한희는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하면서 그 안에서 지내는데, 그 둘은 학원 문앞에서 재회를 하죠. 엄마는 딸을 알아 보지만 딸은 엄마 영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딸 한희는 눈앞에 서있는 사람이 엄마인 것도 모른채 엄마 영분을 수강생으로 받아 드리고 둘은 강사 - 학생의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들은 밥도 같이 먹으면서 서로에게 잘해 주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엄마 영분이 엄마임을 눈치 챈 한희는 그 사실을 숨기려 하지만 들키고 맙니다. 그렇게 그 둘은 서로의 묵은 감정을 토해내지만,, 과연 어떻게 될까요?
나만의 리뷰 시작
처음의 이 영화는 눈이 하얗게 쌓인 바람의 언덕을 딸 한희가 오르는 걸로 시작합니다. 그 장면이 참 이뻐서 저의 눈을 사로 잡았지만 한희의 눈도 사로 잡죠.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 한희는 그 사진들을 인화해서 필라테스 학원에 붙여 놓습니다. 딸 한희 역을 맞은 '장선'이란 배우를 아마 처음본 거 같았습니다. 근데 그녀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엄청나게 돋보였습니다. 딸 한희라는 캐릭터는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고 결핍이 있어 보이고 고독해보이고 슬퍼보이는 느낌을 주는데, '장선'이란 배우의 마스크, 특히 눈에서 그런 딸 한희의 감정들이 잘 녹여져 나왔던거 같아요. 그래서 보면서 딸 한희라는 캐릭터의 삶이 주는 외로움 같은게 느껴져서 가슴이 먹먹해진적이 많았습니다.
엄마 영분은 결혼을 여러번 했다는 말로 봐서 그녀는 줄 곧 남자에 의지하면서 살아왔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습니다. 영분은 전 남편의 병간호를 오래 했고 또 새 아들은 새 엄마 영분을 싫어하는 내색도 없기에, 엄마 영분이 나쁜 계모 였거나 나쁜 부인이였거나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새아들이 상속권 문제로 영분을 찾아왔을 때 영분은 미련없이 상속포기각서 서류에 사인을 해줍니다. 그리고 새 아들은 집에 언제 돌아올거냐고 영분에게 물어보죠. 반면에, 아마 엄마 영분은 어쩌면 처음엔 상속권에 대한 마음을 다르게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새 아들한테 자세한 설명도 안한 채 고향에 가서 일자리를 구했고 또 새 아들이 아빠의 수술을 왜 더 종용하지 않고 포기 했냐고 묻기도 하기 때문이죠 (근데 이 장면은 새아들 본인의 죄책감 + 새엄마 영분에 대한 투정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딸 한희를 만나면서 서서히 엄마 영분의 생각과 삶이 바뀐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딸 한희와 엄마 영분은 서로 필라테스라는 매개체로 친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같이 밥과 술을 먹기도 하고 딸 한희는 자기 속 얘기도 하고 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바람의 언덕' 사진도 엄마 영분에게 선물로 주죠. 그리고 둘은 같은 곡을 부르고 각각 밤을 지새기도 합니다. 또 노래라는 매개체 때문에 딸 한희는 엄마 영분의 존재를 눈치 채기도 합니다. 이 장면들이 저는 정말 서로의 외로움이 느껴져서 찡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딸 한희가 자기가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걸 영분이 알았을때, 영분은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지만 딸 한희는 엄마 영분을 붙잡습니다. 딸 한희와 엄마 영분이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마주하고 서로의 감정을 끄집어 내는 이 장면에서 정말 '장선'이란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어른으로 성장한 딸은 어느새 영분이 한희를 낳았던 나이보다 더 성장해 있었고 딸은 그 와중에 엄마를 미워하는 방법도 모르는 아주 이쁜딸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엄마 영분보다 더 성숙한 느낌을 주죠. 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앞에 나설 수 없었지만 딸은 엄마의 존재를 반가워합니다.(하 이런 이쁜 딸 어디 없나?) 엄마 영분은 모진 말을 하고 떠나지만, 결국 둘은 '바람의 언덕'에서 다시 만나죠.
처음의 하얀 설원 '바람의 언덕'처럼 얼어 붙은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에 이제 봄이 오려고 하나 봅니다. 눈이 녹은 '바람의 언덕'에서 그 둘은 서로를 보며 환하게 웃습니다. 서로 익숙하지 않는 관계이지만 그 둘은 용기를 내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어딘가에서 살고 있겠죠?
엄마라는 역할, 딸의 역할, 엄마라는 존재, 딸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끔 만든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이 영화의 크레딧 장면에서는 두 주인공 배우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립니다. 가사도 좋고 목소리도 좋아서 크레딧 올라가는 것을 끝까지 보게 되었네요. 놓치지 마세요!!
왠지 모르게 어딘가 포근한 두 배우 '정은경' '장선'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따끈따근한 영화 '바람의 언덕'
추천 강하게 하고
저는 또 좋은 영화
들고 찾아 오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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