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줄거리 

 

매형 공장에서 일하는 일록(백승환).

시카고에서 19시간이나 걸려 일록을 만나러 온 예건(이웅빈).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김병지를 좋아하는 대용(신민재).

와이프 지혜와 꽈배기 장사를 하는 준세(김충길).

그들의 좌충우돌 남성 4중창 대회 도전기!

 

  버터 굴러가는 혀로 영어와 한국어의 그 어디쯤을 구사하는 예건은 주어온 남성 4중창 대회 포스터를 일록에게 내민다. 예건의 이야기에 마냥 관심 없는 척 했던 일록이었지만, 대회 포스터를 자꾸 들여다 보게 된다. 그리고 일록은 단원을 구한다는 광고를 부치게 되는데..

 

 그 광고를 본 대용은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일록을 찾아 온다. 이로써 네명이 필요한 대회에 한명이 모자란 상황. 대용은 준세를 설득하려 하지만 준세의 와이프 지혜는 대용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기에 준세의 합류는 평탄치 않게 흘러간다. 그사이 일록은 매형의 공장을 그만두고 대용 또한 시장 일을 그만두고 대책없이 중창 대회에 목숨을 건다. 

 

과연, 그들은 중창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을까?

 

 

 

 

 위대한 도전 

 

 대책 없는 청년들의 대책 없는 도전기를 롱테이크로 꽉꽉 채운 델타 보이즈.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 가는데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그들은 무작정 대회를 위해 뭉칩니다.

 

 

노래하는게 꿈이 였던 일록.

미쿡에서 할 만큼 하고 같이 했던 멤버들 보다 너무 잘해서,

같이 씽잉을 할 수 없어 리타이어 하고 한국에 온 예건.

전국 노래자랑, 슈퍼스타 케이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던 대용.

그런 대용과 함께 했던 준세.

 

 

 알고 보면 그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불타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연습 한번 하기가 쉽지 않은 그들의 우여곡절 뭉치기까지의 과정으로 영화 대부분의 시간이 채워집니다. 특히 와이프가 있는 준세는 대용 때문에 와이프와 치고 박고 싸우기를 반복하는데, 아내의 격한 반대로 준세의 합류 여정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대책없는 그들 

 

 영화는 앞서 말했듯이 다같이 모여서 첫 연습하기까지의 과정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즉, 노래 연습을 제대로 하고 노래를 하는 씬은 비중이 극히 적습니다. 그렇기에 포스터만 보면 꼭 노래 연습으로 요들송 부를 것 같고 야무진 입 모양만 보면 연습 에피소드로 영화가 채워질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다같이 모여 첫 연습을 제대로 하기까지 영화는 1시간 40분이란 시간이 걸립니다. 공장에서 나와 연습을 할 곳을 잃은 그들은 옥상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지만, 술 먹느라 못하고, 준세가 없어서 못하고, 싸우느라 못하고, 라면 먹느라 못하고, 자느라 못하고, 과자 먹느라 못하고, 떠드느라 못하고...연습 못할 일들의 연속입니다. 사람은 어딜 가서든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매형의 일침에 일록은 공장을 그만둬 버리는데, 고객이랑 싸운 대용도 생선가게 일을 그만둬 버립니다. 영어학원 강사일을 하겠다던 예건도 일록에게 얹혀사는 처지이고 그들에게 남은 건, 결국 그들이 목 숨을 걸 것은 중창 대회뿐.

 

 

 

 

 웃기기도 짠하기도 한 그들의 행동 패턴 

 

 

손 재주 좋지만 자학하는 일록.

염치없지만 이쑤시기 좋아하는 예건.

열정 하나는 최고인 먹을 거 좋아하는 대용.

그나마 현실적이지만 누군가와 자주 싸우는 준세.

 

 

 그들에겐 또 그들만의 행동 습관(?), 스트레스 푸는 방법(?), 어딘가 결핍 되어있는 것을 채우는 행동(?), 성격이 나타나는 행동 같은 것들이 존재 하는데, 그 모습들이 참 슬퍼 보이기도 하고 핵웃음을 선사 하기도 하고 사람 냄새나게 느껴지게 만들기도 하며, 현실감이 느껴져서 귀를 따갑게 하기도 합니다. 깨알같이 웃기기도 하지만 보다 보면 슬프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 애프터 이링, 브러쉬 유어 티스

- 아니 라면이 낄게 뭐가 있어?

 

 

 

 

 롱테이크의 연속 - 숨막히는 연기력 

 

 최근에 '튼튼이의 모험'리뷰를 했었죠? 그 영화를 만든 고봉수 감독은 이 영화 '델타 보이즈'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의 첫 장편 영화인 '델타 보이즈'에는 '튼튼이의 모험'에서도 나온 배우들이 대거 나옵니다. 고봉수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다 보면 그의 작품의 배우들이 대부분 겹치는 걸 아실 수 있습니다. 저는 두편 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는 롱테이크도 참 좋아하는 감독으로 보여집니다. 튼튼이의 모험 리뷰에서 언급 했었다시피 배우들은 현실인지 연기인지 분간이 안가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이 영화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1분 이상되는 롱테이크 씬들이 이 영화에 꽉꽉 채워지는데, 그들만의 표현, 대사, 몸짓으로 가득찬 그 상황들을 보다보면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배경음악도 없이 자칫 지루 할 수도 있는 씬들을 어떻게 저렇게 가득 채울 수 있을까? 현웃터지고 오디오가 겹치고 치고 박고 싸우고 난리 부르스를 치고 욕들이 난무하며 영화는 눈을 뗄 수 없는 씬들의 연속입니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는 '네명의 청년이 대회에 도전 하려 한다, 그렇지만 삽질의 연속이다. 그리고 결과도 웃프다' 라고 간단히 말할 수도 있겠지만, 티격태격 남편 세준과 쥐잡듯 서로 싸우고 소리 고래고래 질러대며 혈투를 벌이는 지혜의 역할은 영화에서 현실감을 더욱 증폭시키기에 흥미를 느끼게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 둘의 싸우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귀와 눈을 사로 잡기에 영화 보시며 꼭 직접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결과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렇게 과정만을 철저하게 담은 영화가 있었나?' 이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누구든 살아갈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남들의 눈에 삽질 하는 것 같고 철 없어 보일지 언정, 영화속에서 '왜 그렇게 노래가 하고 싶은거에요?'라는 일록의 질문에 대용은 이런 말을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가수가 꿈이었습니다.

근데 내꿈이다 말을 한번 못해봤어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게 쪽팔렸어요.

테레비에 나오는 사람 다 잘생기고 멋있는데

'니같은 놈이 뭔 가수냐'라는 말을 들을까봐

쪽팔려서 한번도 그런 얘기를 못했어요.

 

근데 여기와서 제가 느낀게

여기는 내가 없으면 안되는거잖아요.

내가 빠지면 안되잖아요.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된다'라는 걸 여기와서 처음 느꼈어요.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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