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마음대로 소를 갖다 팔어?

너는 갖다 팔아도 소는 절대 못팔어 

 

 

 

  '소똥 치우다가 내 청춘 다 가겠다'라고 소리 치는 선호. 스포 줄거리 주의 :) 그는 시인이지만 알고 보면 소똥 치우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트랙터로 하면 금방 갈 수 있는 밭을 매일 소로 갈다니, 그는 이놈의 소를 팔아 버리려 결심을 하고 소를 들고 도망친다. 애지중지 소를 중시하는 아버지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횡성에 도착하는데, 소는 팔리지가 않는다. 그는 집에 돌아가지 않고 청도 쪽으로 소를 팔러 가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갑자기 걸려 오는 전화. 7년 전에 헤어진 연인 현수이다. 선호와 현수, 그리고 현수의 남편(피터)는 예전에 삼총사처럼 뭉쳐 다녔었다. 그러나 현수가 피터와 결혼을 함으로써 선호는 그들을 잊고 살았다. 걸려온 전화를 듣고 현수를 찾아서 간 곳은 장례식장. 친구 피터가 사고로 명을 달리했다. 그렇게 선호는 오랜만에 옛 친구인 피터와 현수를 마주한다. 한바탕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되는 꿈을 꾸고 깬 현수는 소를 계속 팔기 위해 다시 여정을 시작하고, 밭만 갈던 소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자꾸 코피를 흘린다.  그는 가던 길에 '맙소사'라는 절에 들려 소를 보살핀다. 친절한 스님이 선호에게 공양을 권하고 약주를 하는 사이 소는 사라져 버린다. 소는 어디로 가버린걸까? 

 

 

 

 오늘은 리뷰가 길지 않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호접몽이 떠올랐어요.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거기에 일장춘몽이라는 '한바탕 봄날의 꿈'이란 뜻을 가진 사자성어도 떠올랐습니다.

'호.우.지.몽' , '일.장.우.몽' 이 아닐까? 선호는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상황을 겪습니다. 또 영화를 보는 저 조차도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선호의 꿈인지 소의 꿈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가 무슨 죄일까? 소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한낱 어리석은 중생 때문에 트럭에 갖혀서 여행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기 위한 소의 큰 그림인 것인가? 하..)

 누가 소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요? 한낱 중생인 선호는 알지 못합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바탕 소의 꿈을 꾼 것 같았습니다.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을 보며 한바탕 호우지몽 일장우몽에 빠져 보세요.

 

 

 

거울에 꽃이 비쳤다고 해서 거울이 더러워 진 것도

아름다운 꽃이 비쳤다고 해서 거울이 깨끗해지지도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아서, 미워할 일을 마음에 비추지 않으면

미워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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