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포스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반말체를 주의해주세요:)

 

 

   

    처음 캐나다에 가기로 결심하고 도착하였을 당시 캐나다는 겨울로 접어 드는 단계였고, 그런만큼 도착한지 며칠되지 않아서 엄청난 눈이 쏟아졌다. 한국에선 한창 더위가 가시고 가을로 넘어가는 때였는지라, 이른 눈은 나에게 당혹감 + 신선한 재미를 안겨 주었다. 한국에서 살면서 사실 뼛속같은 추위를 매년 마주해도 눈은 늘 녹아 없어지기 마련이었다. 옷을 잔뜩 챙겨가긴 했지만 차원이 다른 캐나다 겨울에 대한 그 어떤 대비 없이 겨울을 만났다. 급하게 이것저것 -20도에도 입을 수 있는 점퍼와 두꺼운 부츠를 사고 맞이한 첫 겨울은 새로운 곳에 대한 흥분으로 가득찼던 그 겨울을 뜨겁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처음 맞는 -20도, -30도라는 강추위와 늘 길가에 쌓여있는 눈들. 늘 영하의 하루들이 이어지는 캐나다의 겨울에선 눈이 녹을 겨를이 없다. 그렇게 캐나다에선 겨울 내내 눈 구경을 할 수있다. 나의 첫 겨울은 그렇게 수많은 눈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노동으로 지나갔고 그렇기에 버텨낼 수 있었고, 기억이 나쁘지가 않았다. 그렇게 짧은 봄이 가고 여름이 되고 또 다시 겨울. 두번째 겨울은 따뜻한 날이 꽤 있었다. 내가 있던 곳에서 따뜻함의 기준은 0도에서 -10도 사이. 그래서 따뜻하다는 기준도 역시 영하를 벗어날 순 없었지만, 그렇게 두번째 겨울도 지나갔다. 그리고 세번째 겨울을 마주 하면서 문득 깨달았다.

캐나다는 겨울이 정말 길구나..

  이미 두번의 경험으로 인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세번째 겨울에는 이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정말 춥고 겨울이 길구나. 처음과 두번째처럼 즐길 수 있는 느낌이 더 이상 아니였다. 캐나다는 겨울이 참 길다. 벤쿠버와 그 주변 지역을 빼고 지도의 윗부분에 위치한 캐나다의 겨울은 9월 말부터 3월 말까지라고 볼 수 있다. 캐나다 토박이들은 9월 10월 11월에 눈이 내리고 영하가 되어도 겨울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겨울은 12월부터 시작인데, 나한테 캐나다의 겨울은 9월 말부터 시작한다. 사실 4월에도 눈이 간간히 내린다. 그래서 캐나다의 겨울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겨울이라고 말하기 애매하기도 하다. 그래서 살다보면 나처럼 본인의 겨울 기준을 만들게 된다. 나는 여전히 이 긴 겨울에 적응이 안된다. 몇번을 겪어냈는데도. 사실 캐나다의 겨울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사람을 고뇌에 빠트리기도 하는데, 그래서 돈많은 이들은 겨울에는 캘리포니아 쪽으로 내려가고 여름에는 캐나다로 다시 올라온다. 멕시코나 남미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캐나다는 겨울이 정말 길다.

  나는 여전히 캐나다 겨울이 적응이 안되고, 무섭다. 눈 쌓인 도로를 운전하다보면 등줄기가 서늘해질 때가 있다. 캐나다 토박이 친구가 말했다. '캐나다에서 걱정할 것이 오로지 겨울이라면 그것은 아무 걱정도 아니다'라고. 그만큼 캐나다의 겨울은 캐나다 사람들에게 아주 익숙한 존재이지만, 처음 오는 사람들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캐나다 겨울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사람도 적지 않다.  그래도 벤쿠버 쪽으로 간다면 나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원래 겨울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었다. 근데 캐나다에 와서 겨울은 매년 마주해야 하는 가고싶지 않은 전례 행사 같은 것이 되버렸다. 나는 현재 겨울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벤쿠버가 있는 남쪽 브리티시 컬럼비아 쪽은 눈도 많이 안오고 날씨도 괜찮을 텐데 거기에서 살면 되지 않나?

 

 

  나는 캐나다 살면서 벤쿠버에 갈 기회가 몇 번 주어졌고, 벤쿠버는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또 많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다는 점을 봐서도 정말 좋은 곳 임에 분명했다. 캐나다의 다른 어떤 곳보다 따뜻했고, 바로 갈 수 있는 바닷가도 있고 음식도 맛있었다. 그런데 벤쿠버를 어떤 사람들은 '레인쿠버'라고 부른다. 그리고 나는 말로만 듣던 '레인쿠버'라는 고유명사를 직접 경험 하기도 했다. 벤쿠버와 벤쿠버, 빅토리아가 위치한 남쪽 BC 주는 말 그대로 비가 많이 내린다. 특히 겨울이 시작되기 전 9~11월쯤에는 비가 하도 내려서 캐나다 토박이들도 학을 떼는 수준이다. 이때의 나는 눈보다 비를 별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벤쿠버에 살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디에 가서 살아야 할까? 나는 캐나다 동쪽을 안가봤지만, 지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곳이 파라다이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캐나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눈 vs 비' 이다. 

 

 

 

캐나다에 살면  춥거나 축축한 것  둘 중에 하나는 피할 수 없다.

 

  두개 다 싫으면 캐나다를 떠나야 한다. 왜냐하면 캐나다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고, 그 어느 누구도 날씨를 바꿀 수는 없다. 그래도 캐나다의 여름은 정말 눈이 부시도록 좋기 때문에, 짧지만 강렬한 햇빛을 최대한 즐겨줘야 한다. 캐나다의 여름은 정말 길고 따뜻하고 좋다. 

 

 

 


 

 

  여름의 캐나다의 해는 강렬하고 또 길다. 북쪽으로 올라갈 수록 지구의 기울어짐 때문에 여름엔 백야를 경험 할 수도 있다. 캐나다의 북쪽에선 여름에 밤 12시가 넘어도 해가 완벽하게 지지가 않는다. 이것을 '미드나잇 썬'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여름에 쬘수 있는 빛을 열심이 쬐주고 즐거야 한다. 왜냐하면 캐나다는 겨울에 해가 엄청 짧기 때문이다. 나는 캐나다에서 겨울을 몇번 보내고 한국에서 종합 건강 검진을 받으로 갔었는데, 가희 의사 쌤과 나 조차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타민D가 일반인의 몇배 가량 부족 했기 때문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암에 걸릴 확률에 높고 우울증에 걸리기도 쉽다. 

 

 

 

캐나다의 겨울 해는 정말 짧다.

 

  사실 나를, 캐나다 겨울을 더욱 못견디게 하는것은 사실 눈보다 -30도라는 추위 보다, 겨울해가 현저히 짧다라는 사실이다.

  지난 겨울 나는 새로운 곳에서 겨울을 나았고 이 곳 또한.. 역시 겨울의 해는 짧았다. 아침 8시 넘어서 해가 뜨고 오후 5시 전에 해가 졌다. 캐나다의 어느 지역을 가든 겨울 해는 짧다. 특히 북쪽으로 가면 그 짧음은 더 심화되는 수준이라, 캐나다 사람들에게 비타민D 섭취는 필수이다. 위도가 높기 때문에 여름엔 해가 참 길고 겨울엔 짧다.(중간이 없다...극단적인 매력..) 그러니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겨울에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 영양제나 식품으로 비타민을 섭취하거나 해가 있을 때 운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캐나다에선 겨울을 낳기 위한 자기만의 취미나 운동이나 방법이 있는게 좋다. 스키 좋아하고 겨울 아웃도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캐나다는 정말 천국일 것이고 집에서 자기만의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는 집돌이 집순이에게도 캐나다의 겨울은 버틸만 할 것이다.

 


   

  여러분들은 캐나다에 대해 얼만큼 알고 계시나요? 저는 몇년을 살아도 아직 모르겠고, 여전히 적응 중입니다.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비슷하겠죠. 하지만 사람이 사는데 날씨와 온도 그리고 해가 정말 중요하구나 하고 캐나다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뼈져리게 느끼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의 오늘 포스팅의 결론은.. 돈 많으면 동남아 가서 살고 싶다...이정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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