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은 chowmein 쵸우면이라고 불리는 중국식 볶음 국수이다.
이 음식을 처음 접한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나에게 이 음식은 애증의 대상이었다.
호주에 있었을때 푸드코트에서 마감시간에 저렴하게 팔던 굵은 가락의 태국식 쵸우면은 날 살찌게 만들어주었다. 참 느끼 했는데도 신라면에 최적화된 입맛에는 낯선 간간하고 약간은 기름진 맛의 볶음 국수였지만, 신기해서 이따금씩 사먹곤 했다. 그때 당시만해도 나는 볶음 국수라는걸 접해보지 못했던 글로벌 시골인이였기 때문이다.


인도 여행 했을 당시 나는 왠만하면 저렴한 현지 음식을 찾아 먹으려고 했었다. 한식을 먹은건 손에 꼽을 정도 였고, 물론 가장 많이 먹은건 탄산음료와 우유맛 나는 과자였다. (너무 더워서 입맛도 없었고 단게 땡겼을뿐)
인도는 다이어트에 제격인 나라임에 분명하다. 살이 빠지는 사람은 봤어도 쪄서 귀국 하는 사람은 거의 못봤다.
나도 그런 이유 중 하나인 물갈이를 몇번 겪었는데, 그 중 하나의 이유는 바로 위에 보는 '쵸면' 때문이였다.

밤새 밤 기차를 타고 뭐하나 제대로 먹은거 없이 실리구리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나는 거기에서 하루 묶고 다음날에 '갱톡'에 가기로 했다.
실리구리에 도착 후 뭐하나 제대로 먹은게 없었고 연착이 하도되어서 밤에 출발 했는데 밤에 도착하여서 뭘 먹어야 할 지도 까마득했다.
그저 과자 몇개와 짜이로 배를 대충 때우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일어나 갱톡에 가는 지프차를 예약하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주린배를 채우기 위해 나섰다. 허름해 보였지만 지저분해보이진 않아서 들어간 곳에서 나는 쵸면을 시켰다. 인도에서 몇번 먹었는데 맛으로는 평타를 쳐서 괜찮겠지 싶어서 시켰다.

그렇게 공복에 굶주린 배에 기름진 국수와 요청한 인도식 고추가 섞이면서 허기를 채워주었다. 하나 더 먹을까 하다가 지프차에서 혹시 구토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지프에 올랐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내가 다니는 도로가 내 엉덩이에 느껴지기를 몇 시간 후 같은 차에 탄 인도인 학생이 토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길은 포장 비포장의 엇갈림에 산이라 구불구불 내가 토를 안하는게 신기할 정도로 길음 험악했다. 그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도 이내 토를 하기 시작했고, 기사는 잠시 쉬기로했다.
나는 콜라를 하나 사고 볼일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갔다.
간단하게 볼일을 다 보고 나서는데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왔다.
차에서의 긴장이 살짝 풀린 그 찰나의 순간에 내 괄약근도 터져 버린 것이다.
지난 이틀내에 제대로 먹은 것 없는 공복에 기름칠 좀 해준것이 화근이였다.
그렇게 나는 다리가 풀린채 그곳에서 15분을 앉아있었다.
이내 지프기사가 기다리다 지쳐서 경적을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다급해 졌고 일단 참아 보기로 하고 떠나려는 지프차에 급하게 타고 올랐다.
또 그렇게 내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지만 엉덩이에 생생하게 전해지는 도로의 표면 상황은 나에게 많은 힘이 되 주었다. 그리고 옆에서 토악질을 해대니 의식을 분산 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한번의 휴식. 우리 나라 푸세식의 +100배인 똥냄새 그득하게 끼인 화장실에서 나는 또 울며 겨자먹기(비유가 ...웯)로 일을 치를 수 밖에 없었다.
나의 흔적을 남기다니 .... 역시 나 답다 싶었다. (똥 에피소드가 많음)

그렇게 말로만 듣던 서브웨이가 존재한다는 캥톡에 드디어 도착했다.
내가 내린 곳에서 숙소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서 그 토악질해댔던 부자와 택시 쉐어를 하였다. 그 후 나는 걸어서 숙소에ㅡ도착했고 눅눅한 인도의 모습을 보았다.
마지막 하나 남은 싸구려 도미토리의 내 침대는 화장실 바로 옆이였고, 축축했던 화장실 옆에서 나는 또 그윽한 암모니아 향과 함께 해야 했다.

그렇게ㅡ나는 3일을 똥병으로 앓았다. 극심한 똥병이였다. 이약 저약 다 먹어 보고 역시 포카리스웨트가 최고였다.
그 이후 나는 쵸면을 한동안 입에 대지 않았다. (먹고 한번 더 걸렸다...)
갱톡은 정말 지금껏 여행했던 인도와 달랐다. 우리와 피부색 생김새도 비슷하고 친절했다. 역시 티벳의 영향. 춥기도 추웠으며 음식이 정말 맛있었고 길거리는 깨끗했다. 공기도 이루 말 할 것 없이 좋았다.

다시 가고싶은 인도의 도시로 내 손가락 5개 안에 든다.
그 이후로 ABC를 등정하기 위해 네팔 포카라에서 먹은 쵸우면도 역시 다음날 등정에 많은 힘(?)이 되어 주었다.
괄약근에 힘을 주면 날 듯이 등산을 할 수 있더라.....라는 슬픈 경험
(모터 엔진의 원리를 몸소 체험)

미친듯한 굽은 길 위를 지프차를 타고 도착한 태국의 '빠이' 에서 나는 첫 음식으로 쵸면(사진)을 먹었다. 참 그때의 실리구리-갱톡 기억도 나면서도 다 먹지는 않았다. 혹시 모를 위기는 .... 잠재워야 했기에.


늘 먹던 음식이여도 새로운 곳에 가면 또 새롭다. 늘 먹던 김치찌개가 다른 나라에 가서 먹으면 그렇게 특별 할 수 없듯이.
여행도 그런 것 같다. 같은 쵸면이라고 해도 같은 쵸면일 수가 없다.

그래서 여행과 음식 삶은 때론 반복적이면서도 때론 새로운 '초면' 인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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