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관계없이 살아 갈 수 있을까?

 

 

  우리는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대부분 인간관계를 시작합니다. 사실 어린나이에 유치원 가고 초등학교 가면 인간관계라는 개념을 정확히 인지하기 전이기 때문에 뭐랄까 어린나이이지만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어렸을때는 정말 많은 걸 흡수하는 나이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족 외의 사람들 특히 '친구'관계에서 우리는 많은 걸 배우기도 하고 흡수하기도 하고 또 다른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생판 모르는 친구들을 학교에서 만나서 적어도 8시간 이상 함께 지내다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생기죠. 그리고 정말 많은 감정들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한창 예민할 나이인 고등학생이 되면 '친구'라는 건 정말 좋은 관계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숙제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혹시, 그런 감정 느껴 보셨나요? 남들이 다 친구를 사귀니까 나도 사겨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선희와 슬기'를 보면서 저는 '선희'의 이런 고민이 짙게 느껴졌습니다. 근데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한번 쯤 해봤을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외받지 않으려고 또 반에서 겉돌지 않으려 무리를 만들기도 하고 혹은 무리에 들어가려고 무던히 애를 쓰기도 하죠. 그래서 같이 밥먹고 어울리고 얘기하고 놀 친구를 만든다는건 어쩌면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합니다. 고등학교 때 사귄친구들이 평생간다고. 어쩌면 이 말은 누군가에게는 해당되는 말이기도 할거에요. 왜냐하면 학교에서 아침부터 저녁 야자까지 하루 종일 12시간 이상을 학교에 붙어 있는 일이 한국에선 흔한 고등학생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고등학교에서의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고도 말하고 싶기도 합니다. 한창 예민할 나이의 십대 소녀들이 모여있는 그곳에서 마음 맞는 친구 찾는 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주인공 '선희'는 '정미'의 환심을 사기위해 30만원짜리 엑소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고 그것을 사촌오빠가 줬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정미'에게 권합니다. 이 이후로 '선희'는 '정미'의 무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지만, '선희'가 선을 넘어 버리죠. 커플링을 스스로 구입해서 남자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해버립니다. 친구들이 그 사실을 알아버렸다는 것을 우연히 듣고서는 '선희'는 본인의 커플링을 '정미'의 가방속에 넣습니다. 이후 선생님이 반 아이들 전부의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는데 '정미'의 가방속에서 임신테스트기가 나옵니다. 이후로 '정미'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선희'는 '정미'를 방문하지만 만나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온 '선희'는 '정미'의 자살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선희'는 죄책감에 시달려 집을 나오게 되고 자살시도를 합니다만 실패하고 보육원에서 '슬기'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과연 그녀는 새로운 삶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요?

 

 

네이버 영화

 

십대의 소녀는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나이입니다. 친구에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나이이며,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해 볼 수도 있는 나이이죠. '선희'는 아직 자아가 완벽하게 성립되지 않은 나이이고 또 본인의 '존재감'을 다른 사람한테 찾으려고 하는 불완전함도 지녔습니다. 그렇기에 '선희'는 거짓말로 친구들의 환심을 사기도 했지만, 거짓말로 인해 친구를 잃게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슬기'라는 이름으로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선희'는, 이번엔 환심을 사기위해 콘서트 티켓을 사지도 않으며 누군가에게 매점에 가자고 조르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혼자 밥을 먹는 용기도 냅니다. 그녀가 이렇게 변해 가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녀가 드디어 주체성을 찾고 이제는 조금은 행복해지려나 보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정체는 탄로나고 그녀는 그렇게 홀로 떠납니다. 그리고 차안에서 어떤 아줌마를 만나게 되죠. 말이 많은 아줌마는 '선희'에게 이런 저런 말을 시킵니다. 그리고 '선희'는 자기가 사진 작가라고 소개를 합니다. 그리고 새로 사귄 친구 '방울'이라는 이름을 자기 이름이라고 소개하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네이버영화

 

'선희'는 봉사활동을 하러 온 서울 친구를 우연히 보육원에서 만나는데, 그 친구의 말을 유추해보면 성인이 이미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성장은 아무래도 고등학교에 머물러 있었던 거 같아요. 친구에게서 타인에게서 인정 받으려고 하는 그 욕구가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채로 그녀를 가둬놓은 것 같습니다. 그녀가 좀 변하는 것 같아보였던 보육원 생활도 새로운 고등학교 생활도 처음부터 '거짓말'로 시작되었고, 끝끝내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말없이 떠나버리는 행동을 봐도 그녀는 정말 미성숙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에 나와서도 끊임없이 인간관계를 마주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십대 때 겪은 일들이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고 자신감이 될 수도 있고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용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엔 '선희'같은 아이도 '정미'같은 아이도 있을 것이며 또한 '방울'이 같은 아이도 있을 겁니다. 왜 우리의 교과서에는 '인간관계학 개론'같은 과목이 없을까요? 정말 수학처럼 정확한 답도 국어처럼 현명한 답도 찾기 힘든 인간관계.....정확한 답이 있다면.... 과연 어떨까요? 우리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조금은 벗어 날 수 있을까요?

 

한편으론 온전히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남한테서 자기 존재감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면 이 번뇌도 좀 사라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영화 '선희와 슬기'를 보면서..저의 학창시절을 곱씹어 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혼자 밥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학창시절은 어떠셨나요??

 

 

 

 

(명맥이 비슷한 영화로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을 추천 드립니다. '기생충'의 배우 장혜진님께서 '선희와 슬기' '우리들'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하셨답니다.) 

 

 

 

오늘 저의 선택을 받은 또다른 영상은

'행복의 진수'입니다

리뷰 바로 가시죠.

 

※스포 결말 줄거리 주의※

출처 네이버영화

 

행복의 진수는 JTBC 드라마 버젼이 최근에 나왔고요. 그리고 영화 버젼도 있습니다.

저는 드라마 버젼으로 JTBC에서 나온 '행복의 진수' 1,2편을 보았습니다. 참고하세요.

 

간단한 줄거리

5년수 끝에 9급 공무원이 된 진수의 이야기 입니다. 진수와 진수 주변에서 일어나는 얘기를 담았어요. 진수의 공무원 생활, 또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사무소 내에 직원들 모습, 그리고 진수와 진수의 대학 동기, 선배들 이야기, 진수와 진수의 중학교 친구들 이야기, 진수와 진수의 부모님 이야기, 캠핑을 간 진수가 만난 풋풋한 대학생들과의 에피소드, 진수의 대학동기 정수에 대한 짝사랑 등을 담았습니다.

배우진들

진수 역은 극한직업에서 귀여운 막내 역할을 톡톡히 했던 '공명' 배우님이 맡았고요. 진수가 짝사랑 하는 대학동기 정수 역은 걸스데이 출신인 '박소진' 배우님이 맡으셨답니다.

 

나만의 리뷰 시작

일단 내용이 소소하고 뭔가 잔잔스 한게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친밀감이 느껴졌답니다. 사회초년생인 진수의 동사무소 생활에 대한 열정은 벌써 식어버렸지만, 그래도 사표 수리가 되길 바라진 않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죠? 일을 관두고 싶지만,,막상 인쇄된 사표가 결제 서류에 끼여져 상부에 보고가 된다면 아찔 할 거에요. 진수의 이런 에피소드가 참 현실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리고 진수 여자 선배는 진수와 정수한테 비혼하지 말라고 충고를 하지만, 그말이 씨알도 안먹히는 정수의 맞받아침도 재미가 있었어요. (왜 이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을까?) 그리고 여자 선배는 정수에게 비혼하면 '말년에 외로우지 않겠냐?' 라고 말하는데, 저는 이 대사에서,,,, 사실 '결혼한다고 말년이 외롭지 않다는 보장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저는 최근에 다큐  '노인혼자 산다는 건' 에 대해 리뷰를 했었는데요. 그 다큐를 봐도 그렇고,, 과연 결혼을 한다는게 혹은 자식을 낳는다는게 말년을 외롭지 않게 해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누군가한테 의지를 한다는게 나를 외롭지 않게 만드는 길 인걸까? 그리고 미래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데... 결혼하고 이혼 할 수도 있는 법인데, 스스로의 자립심과 독립심을 확실히 키워놓고 본인을 바로 알고 이해하는 것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혼자 진지 노선 탐) 

 

 

KBS 다큐 제보자들 168회 [노인 혼자 산다는 건] _리뷰

방송일시 : 2020. 5. 13 (水) 저녁 8시 55분 제작사 : 알파타우러스 첫 번째 이야기 노인 혼자 산다는 건... 스토리 헌터: 임재영 전문의 ■ 현대판 고려장? 벼랑 끝에 내몰리는 노인들부산의 한 시장 ��

drunkwander.tistory.com

 

캠핑을 간 진수가 혼자 있고 싶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대학생 여자 두명의 텐트 치는 걸 도와주게 됩니다. 근데 그 둘은 음식 사온 것도 놓고 와서 진수의 음식을 같이 먹죠. 텐트치느라 육체 노동을 하고 고기 굽는데 고기도 제대로 먹지 못한 진수는 불멍을 때려 보려 하지만(ㅋㅋㅋ)쉽지 않습니다. 이 장면 너무 웃겼습니다. 그리고 캠핑장이 좋아서 또 놀랬구요. 노동 제대로 하고 먹지도 못한 진수는 화낼 법도 한데 화도 안내고 성격 정말 좋더라구요. 여자 애들은 세계 여행을 하고 싶다는데 뭔가 철없어 보이고 풋풋한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캠핑 후에 감기에 걸려서 앓아 누운 진수가 밤에 기운 차려서 짜파게티를 맛있게 끓이고 깍두기와 먹으려 하는데 침대에서 그걸 바보 같이 쏟는 장면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빵터졌네요. 명장면이였고,, 침대에서 무언갈 먹은 경험이 있다면 남얘기 같지 않게 느껴지실 거에요. 정말 웃펐던 장면이었습니다.

진수의 중학교 친구들의 이야기도 참 좋았어요. 지금은 사회적 위치가 다르고 다 다른 직업에 있어서 자주 못 만나지만, 만나도 또 허물없는 모습.. 잘 지내는거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닌... 그리고 그들만의 꿀잼 루트로 신나게 하루 노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굳이 속얘기를 못하고 안해도 미운말 고운말이 튀어 나와도..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고 또 즐겁게 놀 수 있는. 이런 친구들이 있는 진수가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

정수와 진수의 이야기 또한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정수를 좋아하지만 말 못하는 진수. 진수는 정수와의 궁합을 아빠한테 봐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빠는 좋은 말로 포장하려기 보다 직언을 해줍니다. 그런 아빠에게 복채까지 내는 진수와 아빠의 관계도 참 좋았습니다. 아무튼 정수는 대학 선배의 죽음으로 회사를 때려 칩니다. '인생 뭐 있나? 어차피.. 다 결국엔 죽는데..' 하며 삶의 회의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기가 지금껏 하지 못했던 여행을 길게 떠나려고 합니다. 진수는 차마 잡지 못하지만, 용기를 내서 어렴풋이 자기의 진심을 돌려 말합니다. 그들은 어딘가에서 아직도 만나고 있겠죠?

어딘가에서 그들의 삶이 계속 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줘서 저는 정말 이 드라마가 참 친근했습니다. 공명 배우님과 박소진 배우의 연기도 소소하고 잔잔스 한게 참 좋았어요. 전체적으로 잔잔해서 그런지 소소한 일상생활이 주는 힘과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행복의 진수'라는 제목이 '진수의 행복'에서 점점 '행복의 맛(진수)'으로 느껴지는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행복의 정수(골수)'를 찾아가는 정수도 어딘가 잘 지내고 있겠죠?

 

행복 멀리 있지 않은거 같아요.

지금 당장 저는 영상보고 이렇게 리뷰 쓰는게 

큰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내 현재를 인질로 잡히지 않으리라.'' 행복의 진수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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