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글입니다. 반말체를 주의해주세요:)

 

 


 

  아침에 일어나고 카톡을 확인해보니, 단톡이 와 있었다. 친구가 몇일 전에 싸이가 없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사진 몇장을 다운 받아 놨다는 말과 함께 여러장의 사진을 친구들과 공유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였다. 나는 아침 댓바람부터 네이버를 켜서 싸이월드의 생사를 확인했다.

 

 

아니 이런...

 

 

 

아 ...님은 갔습니다.

 

 

  폐쇄된 사이트는 말이 없는 법이죠. 그렇게 님은 갔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구입하던 학생이였습니다. 매일 매일 홈페이지를 채우며 싸이월드와의 연애를 찐하게 했었는데.. 그만큼 어찌보면 저에게 싸이월드는 애증이 담긴 사이트이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이전에 많은 한국사람들은 싸이월드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스스로 홈페이지를 꾸민다는 플랫폼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했었죠.

 

 

도토리를 구입해서

그 도토리로 홈페이지 브금을 깔고

일기에는 오그라드는 글귀들을 적고

누군가와 비밀 일기를 공유하기도 하고

사진첩에는 각종 흑역사가 될지 꿈에도 몰랐을 풋풋한 사진들을 올렸을 것이며

방문 이벤트에 당첨 되기 위해서 새로고침을 누르는 장난을 치기도 했을 테고

방명록에 비밀글을 작성해서 홈페이지 주인과 욕으로 교감을 나눈다던지

좋아하는 연예인의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구경한다던지

지인에게 브금이나 아이템 선물을 한다던지..

 

 

싸이월드를 해본 사람 중에

이 중에 하나라도 안해 본 사람은 드물 겁니다.

 

 

 

 

  이렇게 유명 연예인에게 영원히 고통 받을 흑역사를 남기게 해준 플랫폼이 바로 '싸이월드'이기도 하죠. 사실 저 또한 싸이월드에 흑역사가 너무 많이 있기 때문에 딱히 열어 보고 싶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았습니다. 그래도 정말 애증이 많이 담긴 생애 첫 개인 홈페이지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흑역사를 뿜뿜 양산하던, 영원 할 것만 같던 싸이월드도 시간이 지나고 차차 여러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되고 세계를 겨냥한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번영으로 싸이월드를 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어지게 되죠. 

 

 저는 1년에 한번 쯤은 들어가서 일기 한개를 후딱 적고 나오곤 했었는데, 싸이월드의 기약없는 폐쇄로 이제는 그럴 기회마저 온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한 때는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 블로그를 했었고, 클럽이란 시스템도 이용했었는데, 정말 많은 흔적을 싸이월드라는 플랫폼에 남기신 분들은 적잖이 당황하실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기 같은 인터넷이라는 형태 속에서, 하나의 풍요로웠던 플랫폼이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추억을 안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다는게.. 어찌보면 인터넷이 주는 숙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터넷이 쉽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한 것 같아요. 한낱 신기루 같이 잡을 수도 닿을 수도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는 것에 우린 이미 너무 많이 적응해버렸는데...

 

 

 

 

 요즘 인별이나 여전히 건장한 페이스북, 그리고 핫한 유튜브 등 아주 많은 SNS 플랫폼이 있죠. 그 안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현재에도 자기 자신의 흔적을 열심히 남기고 있는 중입니다.

  세대의 흐름에 따라 싸이월드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시대가 왔네요. 

 

언젠가 제가 이렇게 쓴 글들도 세월과 함께 묻혀 버릴 날이 올테죠?

 

 

 

 


 

 

 

여러분에게 싸이월드는 어떤 의미였나요? 그리고 어떤 흔적을 남겨 놓으셨는지..기억나시나요??

이제는.. 그 헛헛한 흑역사가 가득 담긴.. 사이트가 사라졌답니다.

 

여러분은 후련하신가요? 아님 섭섭하신가요? ㅎㅎ

오늘도 맥주 한잔이 땡기네요..

 

 

나의 첫 인터넷 연인 '싸이월드'

이젠 안녕~~

 

 

 

 

 

 

 

(사진출처 :www.vogue.co.kr/?p=20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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