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boy ; A tomboy is a girl who exhibits characteristics or behaviors considered typical of a boy.

톰보이 ; 톰보이는 소년의 전형적인 특성이나 행동을 나타내는 소녀입니다.

 

 

 

   최근에 리뷰했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감독했던 셀린 시아마 감독의 또 다른 작품, '톰보이'를 보았습니다. 2011년 작품인데 한국에서는 요새 상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부터 퀴어미가 뿜뿜 느껴지기에 궁금했습니다. 근데 보다보니..예전에 본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익숙하더라구요. 저는기억력이안좋아요;;; 

 

   주인공 로레는 10살 소녀입니다. 그녀의 마스크는 영화 '스탠바이미'에서의 '리버 피닉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만큼 뭔가 소년미가 뿜뿜하는 말 그대로 '톰보이'같은 소녀입니다. 그녀는 새로운 곳에 이사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고 자기를 '미카엘'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미카엘이 소년인줄 알고 있죠. 그렇게 아슬아슬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한편으론 행복하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여자애와 뽀뽀도 하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재미가 있으니까요. 근데 친구와 싸우게 되고 또 학교 입학이 머지 않은 '로레'는 결국 친구들에게 자기가 여자라는 사실을 본의 아니게 밝히게 됩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듯 뭔가 간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보다보면 쫄깃한 느낌이 있어요. 사실 로레는 자기입으로 남자라고 말한 적이 없지만, '미카엘'이라는 이름이 주는 남성성 때문에 친구들은 로레가 남자인줄 알고 있죠. 그리고 로레의 행동 또한 '남성적'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웃통 벗고 남자애들과 축구를 하는데, 오줌은 서서 쌀 수 없는 로레이기에 숲에 들어 갑니다. 과연 그녀는 무사히 소변을 볼 수 있을까? 친구들과 수영을 하러 가게 된 로레는 점토를 수영복 바지 앞부분에 집어넣죠. 과연 수영복이 벗겨지지 않고 무사히 친구들과 놀 수 있을까? 라고 저 혼자 생각하면서 쫄깃쫄깃해졌어요. 로레의 심리가 느껴졌기 때문에 들키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여동생이 로레의 거짓말을 눈치채고 의리 있게 거기에 동조를 해주고 오빠라고 연기까지 해줍니다. 과연 로레는 들키지 않고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성정체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꾸밈없는 로레의 모습에 그 주제가 무겁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특히 로레의 가족은 어느 하나 로레의 톰보이 같은 성향에 대해 '남자처럼 하지마라' 라던가 '여자애처럼 이렇게 저렇게 해라'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엄마 때문에 여자 웃을 입고 자기가 여자인 걸 밝힐 수 밖에 없었지만, 엄마의 이런 행동은 로레의 성정체성에 대한 꾸짖음 보다 남자라고 알고 있는 친구들의 생각을 올바로 잡는 쪽에 더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로레는 정말 좋은 가족을 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이런 시기를 있는 그대로 봐준다는 건 부모입장에서 쉽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로레 또한 성정체성에 엄청난 혼란을 겪는다기 보단 본인의 그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하고 싶은대로 행동 한다는 면에서 보면 어쩌면 어린아이의 순수성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남성성' '여성성' 이란게 과연 그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단어 일까요? 그리고 '남성성' '여성성'이라는 건 정확히 어떤 성향을 뜻하는 걸까요? 사회가 강요하는 성역할의 고정관념 때문에 다들 한번 쯤은 고개를 절레절레 했던 경험이 있으실거에요.

 

 

 

모든 사람이 그 사람 자체로 레이블링없이 온전히 행복해질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는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아델 에넬...

movie.naver.com

 

간단하게 리뷰를 하자면, 이 영화는 몇 달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드디어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지루한 감이 있었던 거 같았는데, 보다 보니 빨려 들어 가게 되었고, 생각보다 정말 '담백'해서 좋았다. 한국 퀴어 영화의 대표작 '아가씨'라 던가 메이드 인 프랑스의 유명한 퀴어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같은 영화는 내용도 탄탄하고 아름답기도 했지만,, 사실 정사 장면이 정말 적나라해서 내 동공이 갈 길을 잃기도 했었는데, 이 '타오로는 여인의 초상'은 내용도 정말 좋았지만, 동공이 갈 긿을 잃진 않았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소피라는 하녀의 이야기를 다룬 장면들이 나온다는 것이고, 소피라는 하녀의 이야기를 넣음으로 써 뭔가 영화 내용이 더욱 더 의미있고 완성 되는 느낌이랄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엘로이즈가 펑펑 우는 장면은 뭔가.. 슬프면서도 담백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은 건 왜였는지 모르겠다. 영화 '캐롤'이나 '브로크백 마운틴'이 뭔가 절절하고 슬픈 느낌의 퀴어 영화인데, 뭔가 이 두 영화와 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놓고 봤을 때, 후자 쪽이 감정적으로 뭔가 담백한 느낌이 든다... 왜그렇지? 

아무래도 불륜적인 요소가 적어서 그런건가? (캐롤은 이혼 진행중인 남편이 있었고, 테레즈는 테레즈와 결혼 하고 싶어하는 남자친구가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두 남자 주인공은 각자 결혼해서 애까지 딸린 유부남이다.) 싶기도 하고 혹은 등장인물이 극히 적어서 오로지 마리앤이랑 엘로이즈에 집중 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이야기의 한 요소로써 남자가 등장하지 않는 다는 점도 깔끔함을 주는 것 같다.

여러모로 나는 깔끔함과 담백함을 느꼈다. 퀴어영화는 보고 나면 간혹 가슴에 먹먹함 같은게 남을 때가 있는데, 뭔가 이 영화는_상황이 어떻든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걸 우린 알고 있지 않나? 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오히려 그들의 사랑마저도 그리움이 더해져서 삶과 함께 지속 되는 듯한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한편의 아름다운 스토리였다(너무 기계적이고 영혼없는 듯한 한 줄 ㅋㅋㅋ). 아티스트와 사랑에 빠진 모델들, 다른 작가들 특히 이와 관련한 남녀관계에 대한 스토리는 많이 들었는데, 여자 작가, 여자 모델이라고 서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쏘냐? 

아무튼 인상깊었다. 그리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퀴어 영화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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